정말 오랜만에 오크밸리 골프빌리지에 가족과 함께 왔습니다. 지금이 7월 2일이라서 골프치러온게 아니면 딱히 할게 없지만, 우리 아이들은 풍경이 좋고 조용한 오크밸리를 무척 좋아한답니다. 지금도 주말을 이용해서 그냥 쉬러온건데 낮에도 밤에도 싱그러움이 물씬 풍기는 오크밸리는 역시 좋습니다.
오크밸리는 본래 한솔그룹에서 조성한 리조트지만, 다른 대기업의 리조트처럼 놀이시설이 좋지도 않고 오크밸리만의 랜드마크라고 할만한 것도 없습니다. 91개홀의 골프코스와 멋진 자연환경속에 묻혀있는 유럽풍의 콘도미니엄 정도가 다죠.
그래서 20년동안 흑자를 내본적이 거의 없어요. 하지만 지금껏 유지하고 있었던 이유는 한솔그룹의 고문이자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큰누나인 고 이인희 고문의 생전 안식처로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오크밸리에는 콘도말고도 개별 별장식 숙소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인희 고문이 평소 기거하던 곳이였기에 그분 살아생전에는 오크밸리가 적자여도 매각하지 않았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토요일 오후 오크밸리 골프빌리지 풍경
우리집 아이들은 태어날때부터 오크밸리 콘도를 애용했습니다. 특히 둘째녀석은 오크밸리 관련 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아볼 정도로 오크밸리라면 그 어떤 여행지보다 좋아합니다. 이곳만의 매력이 어렸을적 좋은 기억으로 자리잡고 있는 모양입니다.
한솔그룹 이인희 고문이 사망하자 한솔그룹은 적자운영을 해오던 오크밸리를 매각했습니다. 지금 오크밸리는 현대산업개발 소유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주인은 바꼈지만 건물과 풍경은 20년전 그대로여서 마치 고향집에 온듯한 포근한 마음으로 오후를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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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크빌리지 |
오크밸리 리조트는 참 할게 없는 곳입니다. 골프를 치는 어른들은 명품 골프장과 수려한 경관이 멋져서 찾아오지만, 중딩 이상이면 너무 심심해하는 곳입니다. 야외 수영장도 있지만 코딱지만해서 7세이하 아이들이 놀기에 적당한 곳이지 중학생인 우리 아이들에게는 목욕탕 수준입니다.
그래도 한솔그룹에서 운영할때보다 볼거리 놀거리를 늘리려고 노력한 흔적이 있네요. 오늘 저녁에는 뭘할까 하다가 소타나 오브 라이팅 쇼라는 프로그램이 있다고해서 해지고 밤이되면 가보려고 합니다.
해가 떨어지기전에는 할게 없었는데 창밖에 리조트 건물넘어로 저물어 가는 저녁을 감상하는 것도 느낌이 나쁘지 않습니다. 오늘은 왠지 한없이 감성적이게 되네요. 심심해서 그런가 봅니다.
소나타 오브 라이팅 쇼
저녁은 뭘 먹을까하다가 차를 가지고 식당에 가기도 귀찮고, 밤이되면 소나타 오브 라이팅 쇼를 보러가야하기에 객실에서 김치전이나 부쳐먹자고 했습니다. 김치전 한장에 맥주한캔이 오늘 저녁 식사가 되어버렸네요. 제가 부치는 김치전을 우리집 아이들은 너무 좋아하죠. 부치는게 귀찮으니까....
한없이 한가한 토요일 저녁에 김치전 한장에 맥주한캔으로 한껏 취해버렸습니다. 밤이되니 조금 선선해졌지만 장마 직후에 찾아온 폭염은 조금만 움직여도 습한 기운때문에 온몸에 땀을 안겨주네요. 그래도 숲속을 거닐어보니 오랜만에 벗은 마스크 넘어로 싱그러운 숲내음이 기분을 한껏 끌어올립니다.
오래전에 방문했던 이길은 산비탈을 깍아놓은 산책길이었는데, 조명과 음악으로 멋진 볼거리를 만들어 놨네요. 주인이 바뀐 오크밸리는 한창 치장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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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타 오브 라이트 |
그래, 넌 웃는게 예뻐....어둠속에 몇글자 되지 않는 문구에 감성이 폭발해버렸습니다. 누구나 웃는게 예쁜데 우리들은 살면서 그렇게 자주 웃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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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넌 웃는게 예뻐 |
누구나 그렇게 살고싶지만, 인생이 어디 그렇게 호락호락 하겠습니까? 그래도 끝이모를 어둠속을 걷다가 만난 한마디에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하고싶은거 하고살아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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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싶은거 하고 살아요 우리 |
마치 야간 다이빙을 하면서 반짝거리는 해파리떼를 보는 듯한 길입니다. 하늘하늘 허공에 떠있는 조명은 밤 바닷속에 야광 해파리처럼 묘한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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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광 해파리 조명 |
이렇게 보름달이 밝은 날에 살금살금 다가와서 내마음을 훔쳐가버린 도둑을 잡았습니다. 내 카메라에 딱 걸렸네요. 도데체 훔쳐간 내마음은 언제 돌려주려고 그러는지...자꾸 가져가기만하고 내놓지를 않는 내마음의 도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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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맘 도둑 |
그래서 두손을 꼭 잡고 돌려달라고 말하려했는데, 되려 그나마 남아있는 마음 모두 빼앗겨 버렸습니다. 그녀에게 말이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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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맘도둑을 잡다 |
오크밸리 소나타 오브 라이팅 쇼...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진한 여운이 남을만큼 잔잔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마치고 돌아오는길에 돌아보니 이렇게 멋진 야경이있어 담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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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크밸리 야경 |
여기는 강원도 원주에 있는 오크밸리 리조트입니다.
소나타 오브 라이팅 쇼 요금
소나타 오브 라이팅 쇼는 오크밸리 리조트 골프동 B동 앞에 산책로입구에서 시작합니다. 한시간 정도 걷는 산책길에 조명과 영상으로 숲을 아름답게 꾸며놨습니다. 한여름밤에 에어컨을 쏘이며 방에있는 것보다는 숲을 거닐어보는것도 나쁘지 않았네요.
소나타 오브 라이팅 쇼 요금은 저렴한 건 아니지만, 콘도회원 할인을 받으면 적당한 금액이 됩니다. 우리 둘째와 함께 3명의 요금이 27,500원 입니다. 한가지 아쉬운건 중간에 스크린으로 영상을 보여주는 곳이 있는데 스크린 크기가 훨씬 컷으면 더욱 좋았을거란 생각이 드네요.
- 성인 : 20,000원
- 어린이 : 15,000원
- 장애인 : 30% 할인
- 콘도회원 : 50% 할인
오랜만에 찾아온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소나타 오브 라이팅 쇼를 보고 깊은 밤을 감성에 젖어서 보낸 오늘입니다. 여러분들도 하고싶은거 하고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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