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입춘입니다. 입춘이라면 떠오르는게 한옥집 대문에 八자 모양으로 붙인 입춘첩이 생각나는데요. 앞으로 은퇴를하고 집을 짓고 산다면 대문이나 현관에 꼭 붙여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지금은 아파트라서 붙이기가 쉽지 않네요.
입춘일에 붙이는 입춘첩은 입춘방, 입춘축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요. 한문으로 쓴 입춘첩을 붙이고 떼는 시간이 있다는걸 아시나요? 오늘 포스팅에서 입춘첩에 대한 모든것을 깔끔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입춘첩이란?
24절기 중에 새해 첫번째 절기인 입춘에 봄이 온 것을 기리고 축하하는 문구를 적은 글을 입춘첩이라고 합니다. 입춘(立春)은 새해를 상징하는 절기이자 봄을 맞는 날이므로 이날 봄의 형상에 적합한 축하, 기원, 경계 등의 글을 주로 씁니다.
이렇게 좋은 기운을 불러들이는 문구를 쓴 종이를 잘라 입춘일에 각 집마다 대문이나 기둥 등에 붙였고, 다른 이름으로는 입춘축, 춘첩, 춘첩자(春帖子), 입춘방(立春榜), 춘방(春榜), 문첩(門帖)이라고도 합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 뜻
입춘첩에 가장 많이 쓰이는 문구는건양다경, 국태민안, 입춘대길 등이지만, 그 외에 교육적인 내용이나 호국을 의미하는 문구도 사용했습니다.
입춘대길(立春大吉)은 입춘을 맞이하여 크게 길하게 한다는 뜻으로 집안의 길함을 의미하지만, 본래는 집안의 길함에 더불어 나라의 앞날에도 길함이 있기를 기리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건양다경(建陽多慶)은 입춘을 맞이하여 밝은 기운을 받아들이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기원한다는 뜻이며, 국태민안(國泰民安)은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안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외에도 입춘첩에 사용되던 문구는 다양하지만, 입춘대길 건양다경 (立春大吉 建陽多慶)이 보편적으로 쓰이게된 배경이 있는데, 이는 추사 김정희가 7세 때 대문에 써붙인 '입춘대길 건양다경'의 필체를 보고 당시 재상 채제공으로부터 명필이 될 것이라고 예언 받게 되었다는 일화때문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입춘첩 문구
- 국태민안(國泰民安): 나라가 태평하고 국민의 생활이 평안하다. = 건양다경(建陽多慶)
- 가급인족(家給人足): 집집마다 생활 형편이 부족함이 없이 넉넉하다.
- 시화세풍(時和歲豊): 나라 안이 태평하고, 풍년이 들다.
- 입춘대길(立春大吉): 입춘을 맞이하여 크게 길하다.
-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 땅을 쓸으니 황금이 나온다.
- 개문백복래(開門白福來): 문을 여니 만복이 들어온다.
- 우순풍조(雨順風調): 비 오고 바람 부는 것의 때와 분량이 알맞다는 뜻으로, 농사에 알맞게 기후가순조로움을 이른다.
입춘첩 붙이는 시간
절기가 입춘인 날에 입춘첩을 붙이기만 하면 좋은 줄 알았는데, 입춘첩을 붙이는 시간이 따로 있습니다. 이왕 좋은 의미에서 붙이는 거라면 붙이는 시간도 지켜주면 더욱 좋겠지요.
지난해 12월 마지막 절기인 대한이 지나고 오늘 입춘으로 절기가 바뀌는데, 이 바뀌는 시간을 절입이라고 합니다. 입춘첩은 절기가 바뀌는 순간인 바로 절입의 시간에 붙여야 좋다고 여겨지고 있는거죠.
이 절입은 태양의 황도(黃道)가 450도에 도달해 입춘점을 지나는 시간입니다. 때문에 매년 입춘 날자는 엇비슷 하지만 입춘으로 바뀌는 절입 시간은 매년 다릅니다.
이에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2022년 입춘첩 붙이는 시간은 입춘으로 바뀌는 2월 4일 오전 5시 51분 입니다. 이시간에 입춘첩을 붙이는게 좋습니다.
입춘첩 떼는 시기
입춘첩을 붙이는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듯이 떼는 것도 정해진 시기에 떼는게 좋습니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우리나라 관례에 따르면 입춘에 붙인 입춘첩은 다음해 입춘이 될때가지 떼어내지 않고 있다가, 새로운 입춘첩을 지난해 입춘첩에 덧붙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현대화된 건물과 아파트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외관상의 이유로 입춘첩을 1년동안 붙여놓지 않고 떼어내는데, 입춘첩을 떼는 시기는 절기상 우수 전날에 떼어내면 되며, 붙이는 것과는 다르게 따로 시간을 정해두진 않고 우수 전날에 떼어내면 됩니다.
따라서, 2022년 입춘첩 떼는 시기는 2월 19일 토요일이 두번째 절기인 우수 이기때문에 2월 18일 금요일이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2월 18일 아무때나 떼어내면 됩니다.
요즘은 민속촌에서나 볼 수 있는 입춘첩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습인만큼 이번기회에 우리 아이들에게도 가르쳐 주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