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TV토론에서 이슈가 되었던 RE100. 여러분들도 알고 계셨나요? 관련 업종에 근무하거나 업무상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RE100이 뭐고 또 한국형 RE100은 뭔지 알리가 만무합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와 자연환경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서 전세계 국가와 기업, 지구인들이 모두 관심을 가지고 이행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거는 분명한 사실 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에너지를 사용하는데 너무 많은 자원을 소비하기 때문이니다.
에너지와 관련된 RE100은 무엇이고, 한국형 RE100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RE100이란?
RE100이라는 용어도 재생에너지 100%를 사용한다는 의미의 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이며, 2014년 뉴욕에서 개최된 기후주간 행사에서 더 클라이밋 그룹이라는 다국적 비영리단체에 의해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원은 원자력, 석탄, 천연가스, 태양광, 풍력, 지열, 바이오, 수력 등 다양하게 있지만, 이중에서 재생에너지로 인정되는 발전원은 석유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태양열, 태양광, 바이오, 풍력, 수력, 지열로 생산된 것을 말합니다.
2014년 더 클라이밋 그룹에 의해 처음 소개되었지만, 이후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이 195개 국가에 의해 채택되며,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책으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열을 올리게 되었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전력시장의 구조개편으로 재생에너지를 구분해서 거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캠페인으로 시작되었지만, 전세계 RE100 가입 기업은 300개에 이르며, 미국, 일본, 유럽의 기업들이 꾸준히 가입하고 있습니다.
무역장벽이 된 RE100
애플과 BMW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협력업체에게도 RE100 동참을 요구하고 있고, 실제로 BMW는 2018년에 LG화학에 거래조건으로 RE100 동참을 요구했지만, 국내 전력시장의 특수성때문에 참여가 불가능해 결국 계약이 무산되었죠.
이러한 무역장벽 때문에 삼성SDI는 국내 공장의 생산물량 중 일부를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가능한 해외공장으로 옮기는 사태까지 벌어졌으며, 애플도 SK하이닉스에 거래조건으로 RE100 동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결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은 어떠한 형태로든 RE100 동참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정부가 제도 개편을 하지 않는 이상 막대한 비용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짓고 직접 전기를 생산해서 사용해야하기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또한가지!
글로벌 RE100은 연간 100GWh 이상의 전력을 사용하는 기업 또는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기업등에 한해서만 참여할 수 있다는 제약도 우리 기업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전력거래 구조의 한계
좀더 쉽게 말씀드리면 RE100에 동참한 기업은 재생에너지 사용계획과 이행과정을 투명하게 밝혀야 하므로, 전기를 사용하고 나서 신재생 발전사업자가 발행하는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를 발급 받아서 공개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력시장의 거래구조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선택적으로 구매하거나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거래 계약을 맺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전력은 원자력, 수력, 화력, 풍력, 지열 발전소에서 직접 전기도 생산하고, 신재생 발전사업자가 생산한 전기도 매입해서 기업이나 가정에 공급하는 구조입니다.
다시말해서 사용자는 재생에너지로 발전된 전기를 사용하는 셈이지만, 공급하는 한국전력은 재생에너지를 따로 구분하여 공급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했음에도 인정받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한국형 RE100 이행방안
한국형 RE100은 기업 규모에 따른 참여 제약이 없으며 공공기관 등으로 그 참여 범위를 확대하였습니다. 기업의 규모도 무관하며 기관·단체도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면 이를 인정받을 수 있어, 더 많은 기업과 기관들이 RE100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또한, RE100 참여와 온실가스 감축실적이 연계되어 녹색 프리미엄제를 제외한 4가지 이행방안은 온실가스 감축을 인정받게 됩니다. 만약 기업이 REC 구매를 통해 RE100에 참여한다면, RE100 이행과 동시에 온실가스 감축을 인정받을 수 있으므로 일석이조인 것이죠.
마지막으로 한국형 RE100은 기업이 각자의 실정에 맞는 이행방안을 선택할 수 있게하였습니다. 이행방안은 ①녹색 프리미엄제 ②신재생 공급인증서(REC) 구매 ③제3자 PPA ④지분투자 ⑤자가발전 등 크게 5가지입니다.
한국형 RE100의 5가지 이행방안
①녹색 프리미엄제는 한전이 일반 전기요금에 녹색 프리미엄을 더해 높은 가격으로 전기를 판매하는 제도입니다. 녹색 프리미엄 요금으로 얻은 재원은 한전이 에너지공단에 출연하여 재생에너지 생산 확대에 재투자합니다.
때문에 한전의 녹색 프리미엄제를 통해 구매한 전기는 재생에너지 사용량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기업들이 RE100에 참여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②신재생 공급인증서 REC를 구매하는 것은 해외기업들도 많이 사용하는 이행방안입니다. REC는 신재생에너지를 발전하면 발급받는 인증서인데, 이를 기업이 구매함으로써 재생에너지 소비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REC 거래 플랫폼을 통해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RE100 참여 기업 사이의 자유로운 거래도 가능합니다.
③제3자 PPA도 있습니다. 현행법상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사업자가 전력을 직접 판매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한전을 중개자로 하는 제3자 PPA 도입을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기업 사이의 전력거래계약(PPA)이 가능해집니다. 기존의 전력거래 구조를 흔들지 않고도 재생에너지에 한해서만 자율적인 PPA가 가능해지는 것이죠.
한국형 RE100 이행방안 중에는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④지분투자를 통해 투자한 비중만큼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정받을 수도 있고, 기업이 재생에너지 설비를 직접 설치하고 운영하여 ⑤자가발전으로 생산된 전력을 직접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비용이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