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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집을 짓고 살고싶은 이유

작성자 섬네일


요즘 본격적으로 울진 바닷가 땅이나 울진 바닷가 촌집 매매물량을 보면서 직접 임장을 가기도 하고,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서 실거래 시세와 매매 형태를 보는라 때아닌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독특한 주택 포스트를 보고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석구석 둘러보면서, 내집도 아닌데 여기는 목재보다는 벽돌이 좋았을텐데....벽난로는 분리형이 낫지 않았을까? 데크를 좀 더 넓게 했다면 좀더 여유로운 풍경이 되었을텐데...이것 저것 트집을 잡고 있습니다.
 

목차



멋진 주택들


가끔 나만 보기 아까운 주택들이 있습니다. 내 맘에 드는 주택 사진 한장을 두고 한참을 바라봐도 질리지 않는 집이 있습니다. 그런 집을 머리속에 그려놓지만 전원주택 전문 디자인 업체나 설계된 실물을 보면 이상과 현실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한때 컨테이너 하우스에 꽂혀서 몇달을 뒤졌는지 모릅니다. 컨테이너 하우스만의 감성이 있었고 어떻게 배치를 해도 구조가 멋있게 나오기 때문에 나중에 집을 짓는다면 컨테이너하우스로도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몇년전에 컨테이너하우스 전문 제조업체를 알게 되었는데 디자인그룹 태드라는 회사였습니다.(그 회사는 저를 모릅니다 ^^)

이 회사 직원분이 운영하는 블로그인 것 같은데 컨테이너하우스의 장단점, 그동안 시공했던 주택 등을 소재로 포스팅을 하고 계셨죠. 언젠가 제가 컨테이너 하우스로 짓는다면 이 회사에 시공을 맡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컨테이너하우스
출처 : 디자인그룹 태드의 컨테이너하우스



오늘도 멋진 주택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의 주택인데, 노르웨이 프레드릭스타트 바닷가 주택입니다. 건축면적이 27평으로 은퇴 후 살기 좋은 크기인데, 이 주택의 특징은 바위와 나무를 품에 안았다는 겁니다. 

주변 풍광을 집안으로 들이기 위해 앞쪽 벽면 전체를 통유리로 설계하면서도 과하게 튀지 않고, 주변 자연풍경에 녹아드는 듯한 모습이 너무나 평온하고 차분한 느낌의 집입니다.

출처 : Daum 전원주택라이프



주방과 거실, 침실 모두 바닥과 벽, 천정을 목재로 둘러 숲속의 산장 컨셉이지만 세련되면서도 따듯한 느낌이 '내가 살 집이 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주택입니다. 컨테이너 하우스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조용하고 차분하게 살아질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나요?





 

직접 집을 짓고 살려는 이유


우리는 벽돌 찍어내듯이 수백 수천 세대를 똑같은 구조로 만들어낸 아파트에 사는게 익숙해졌습니다. 정원에 자라는 잡초를 제거할 일도 없고, 해마다 들뜨거나 색이 바랜 자리에 페인트칠할 일도 없어 편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평생을 이런곳에서 살아왔으니까 단독 주택에 대한 로망이 더 깊은거 아닐까요?



전원주택에 살아본 사람들은 급구 말리는 분들도 계십니다. 겨울에 춥고 난방비 많이 나오며, 처마 밑 거미줄은 하루가 멀다하고 제거해야되고, 시간이 지날 수록 여기저기 손볼데가 한두군데가 아니다. 또한, 살면 살수록 집의 금전적 가치가 하락하는데 왜 단독주택을...그것도 시골에다 짓고 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십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 틀린 말은 아닙니다. 분양받아 놓으면 대부분 아파트 값은 올랐으니 재산을 불리기 위해서는 아파트가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파트가 제 명의로 되어있어도 내 집이지만 내 집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더군요.

예를들어 아파트에 살면서 내부에 색칠을 한다든지, 구조를 바꾸고 싶다든지, 우리 가족에게 맞는, 가족에게 필요한 시설을 만든다든지,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이 들던가요? 저는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던것 같습니다. 

전세를 살다가 내집마련을 했을때 너무 기뻤지만, 그 기쁨은 더이상 이사를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이었고, '나도 이제 내집이 있어~'라는 약간 과시할 수 있는 기쁨이었습니다. 매일매일 이 집에서 뭘 하지? 라고 즐거운 고민을 했던건 아니었습니다.

스스로도 반문했던 이유, 나는 왜 집을 짓고 살고싶을까?
은퇴 후 살곳을 찾으면서 울진과 단독주택으로 생각이 기울게 된건 아마도 복잡한 도시생활에서의 스트레스가 이유였던것 같습니다. 넘치는 열정으로 사회생할을 시작했고, 개인적으로는 그 노력에 대한 보답은 받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자본주의 시장에서의 비즈니스란 언제나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하니까요.

매일 반복되는 삶, 내가 살고 있지만 나를 위한 삶이 아닌 시간들, 와이프와 아이들 보다 직장동료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그 생활에 익숙해져 가는 제 모습을 보면서, 즐거운게 뭔지 잊고 사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 집이 우리 아이들에게 안식처가 되었으면...
늦어도 50 중반이면 은퇴를 생각하는 제가 죽을때까지 살기에 실증나지 않을까? 시골에 자리 잡은걸 후회하지 않을까?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일텐데 너무 섣부른 판단은 아닐까?...?...?

너무나 많은 걱정과 고민이 머리속을 지배하고 있었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니 머리속 복잡함이 사라졌습니다. 지금 사는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면 나는 행복할까?


지금 살고 있는 집과 삶이 불행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불행하지 않을 자신은 없더군요. 그리고 또 한가지, 성인이된 큰아이와 성인이 되어가는 발달장애를 가진 작은 아이에게 이 집이 안식처가 될수 있다는 생각에 결정할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있잖아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지치고 상처받을때 멀리 떠나서 잠시 쉴 곳이 필요할때 아이들이 이집이 생각나서 찾아오게 되는 곳. 우리집은 그런 집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원하는 집 vs 가족들이 원하는 집


저는 상당히 감성적입니다. 주변에서 볼때는 아니라고 하지만, 50살이 다되어도 이상을 꿈꾸며, 가슴 뭉클한 사연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집에도 그런 나를 담고 싶습니다. 보고 있으면 먹지 않아도 배부르고 넉넉한 집.

태생이 작은 걸 싫어해서 예산이 넉넉하진 않지만 너무 작은 집을 짓고싶지는 않습니다. 또한 목공할 수 있는 작업실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살면서 하고 싶은게 많거든요. 바닷가에서 가까운 집이면 좋겠습니다. 바다는 보는 것도 좋아하고 바다속에 들어가는 것도 좋아해서 울진 바닷가에 정착하려는 것이니까요.

주변에 민가가 없는 곳도 좋지만 와이프와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기에 마을의 중간만 아니라면 좋겠습니다. 마을의 끝이나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곳, 아니면 바닷가와 접해있는 라인에 집이있으면 좋겠습니다.

와이프와 딸들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시골에 살아도 시골스럽지 않게 살고 싶고, 도심과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농사를 짓는다면 시골로 가지 않겠다고 합니다. 경제적 수준에 맞게 은퇴준비를 해야하는데 가족들은 제를 퇴직을 앞둔 삼성전자 임원 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네요. 그런데가 있을까요?

일본 영화 리틀 포레스트 처럼, 예능 프로그램 삼시새끼 처럼 저는 살 수 있거든요. 하지만 내집이 아니라 우리집이 되어야하니 저만의 고집을 고수할 수는 없겠죠? 앞으로 가족들과의 차이를 좁혀나가는 노력은 해야겠습니다.

아....또 가슴이 설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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