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날 누구로부터 예쁜 화분을 선물 받는것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지만, 우리집에 들어온 화초들에게는 운명의 날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애써 키워도 2~3달이면 잎이 마르거나 뿌리가 썩어 결국 죽어나갔죠.
하지만 2년전 집을 이사한 후부터 화초가 잘 자라는 겁니다. 우리가 키우는 방식에는 변함이 없는데 화초들은 잘 자라고, 새 잎이 나오고 꽃이 피는걸 보고 나름 화초키우는데 자신이 붙었네요. 근거없는 자신감이지만요.
매년 생일때마다 호접란을 선물로 받습니다. 꽃이 활짝 핀 상태에서 받기때문에 화려한 호접란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지만 1달이 지나기전에 꽃은 지고 꽃대만 앙상하게 남기 마련입니다.
몇그루 안되는 화초들이었지만, 이번 화분 분갈이를 하면서 가장 애뜻했던 화초가 바로 이 문샤인 이었습니다. 둘째아이가 학교에서 가져온 주먹만한 문샤인을 집에서 키우던 냥이가 문샤인 잎을 잘근잘근 씹어먹어서 거의 뿌리밖에 남지 않았던 녀석이거든요.
화분 분갈이를 하러 갈때는 여러가지 걱정이 있었습니다. 완전 초보라서 바가지를 쓰지 않을까...이런저런 끼워 팔기에 넘어가지 않을까....세상을 너무 믿지 못하고 살았던것 같아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제가 부끄럽고 화분 분갈이 해주신 분께 죄송하다는 인사 드립니다.
화분 분갈이 전후 모습
꽃이 지면 꽃대를 잘라내줘야 한다는데 그걸 몰랐던 우리는 그 꽃대에서 꽃이 다시 피는줄 알고 열심히 관리 했지만, 결국 꽃대는 노랗게 말라 없어지더라구요.
아름다움을 잃어버린 처참한 호접란입니다. 잎도 쭈굴쭈글 마르고 집에서 키웠다기엔 너무 방치한 느낌이네요. 지켜주지못해 미안하다.....
이렇게 2~3년동안 관리하듯 방치한 화분은 문샤인, 개발선인장, 크로톤, 뱅갈고무나무, 사철나무등 몇개 있었는데 그대로 두면 안될것 같아 큰맘 먹고 화분 분갈이를 해보기로 합니다.
분갈이 하는 법도 모르고, 흙도 어떤걸 써야하는지 몰라 이번에는 용인시 남사면에 있는 화훼단지에 가지고 가서 전문가에게 맡기고, 분갈이 방법을 배워오기로 했죠.
잎이 너무 쭈글쭈글하여 인간으로 치면 80세를 훌쩍 넘긴것 같던 호접란을 분갈이 해주니 놀라운 모습으로 변신했네요. 회춘한 것을 넘어서 80세가 20세가 된듯한 모습입니다.
짜잔~~~~~^^
정말 놀랍지 않나요? 분갈이 하면서 새로운 배양토를 넣고 알갱이 비료를 넣어준것 뿐인데 분갈이 후 며칠 지나지 않아 쭈글했던 잎이 반듯해지고 생기가 돕니다.
또, 돌과 무당벌레, 그리고 나비 모형까지 화분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준 느낌입니다. 아니 새 생명을 준것 맞습니다.
호접란 분갈이 가격 : 5,000원
새로운 생명을 얻은 화초들
그런 녀석이 온힘을 다해서 성장해주더니 어느새 저렇게 자라났고, 그 옆에 작고 귀여운 아이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이번 분갈이때 따로 화분을 만들어줬더니 너무 예쁜 화분 2개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녀석들을 보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런 기분으로 화초를 키우는 구나~
문샤인 엄마 분갈이 가격 : 7,000원
문샤인 아이 분갈이 가격 : 5,000원
분갈이 하기전에는 추노 머리카락 처럼 지저분하게 늘어져 있던 개발선인장이었는데 이렇게 단정하게 변신했습니다. 원래 장모님이 키우던 녀석이었고, 가져올땐 빨간 꽃이 화려했던 녀석인데 우리집에 온지 2년동안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쁜 토기에 분갈이 해주고 비료도 주었으니 올 여름에는 꽃을 피우겠죠? ㅎㅎㅎ
개발선인장 분갈이 가격 : 7,000원
화초가 죽지 않자 처음으로 내가 내돈주고 샀던 화분이 바로 크로톤 입니다. 원래는 2개의 줄기가 있던 녀석인데 우리집에 온지 며칠 지나지 않아 잎이 우수수 떨어지면서 정말 앙상한 줄기만 남더라구요.
어떻게든 살려보겠다고 산에서 흙을 퍼다가 죽은 한그루는 버리고 숨이 붙어있는 녀석을 작은 화분에 담아두었는데 다행히 죽지않고 잎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재법 잎이 풍성해져서 이번 분갈이때 처음 담겨왔던 화분에 다시 담았습니다.
크로톤 분갈이 가격 : 10,000원
화분 분갈이에서 배운 것들
화분 분갈이 가격
화분 분갈이 가격은 아주 작은건 1,000원부터 3,000원, 5,000원, 7,000원, 10,000원 등 화분 크기별로 비용을 받습니다. 화분이 크면 분갈이 가격이 비싸지는 이유는 배양토 때문이라고 하시네요. 그만큼 배양토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비용을 더 받는 거지요.
이번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선물로 받은 화분에는 반이상이 스티로폼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 이유를 묻자 꽃배달 서비스로 오는 화분은 무게를 줄이고, 배양토 양을 줄여 비용을 줄이려고 화분 밑에 배양토 대신 스티로폼을 넣는다고 하시네요.
하지만 화분 분갈이 할때는 오로지 배양토만 가득 넣어서 해주십니다. 또 예쁘게 둥글둥들한 돌과 각종 곤충 모형도 붙여주시니 분갈이 가격이 너무 싸게만 느껴집니다.
분갈이는 새로운 생명을 심어주는 것
분갈이 해주시는 모습을 보니, 다 죽어가는 화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어 주는것 같아서 내 마음에도 생기가 도는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분갈이를 해주시는 분의 답변을 듣고 화초를 키운다는 의미를 알것 같았네요.
"화초들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큰다는 말이 있습니다. 30년을 화초를 키우면서 매번 느끼는 거지만, 화분 분갈이는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작업이기 때문에 분갈이를 많이하는 날에는 온몸에 기운이 빠져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습니다. 마치 내 기운을 나누어 준것처럼 말이죠"
화초들도 새집에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우리집에 와서 잎을 우수수 떨어뜨린 크로톤과 사철을 보고 건강하지 못한 녀석들이 들어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전문가에게 여쭤보니 화초들은 생육환경이 달라지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하기위해 기존 환경에서 키워왔던 꽃과 잎을 떨군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새로운 환경에 맞는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운다고 하네요. 그런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역경을 겪고 있는 녀서을 지켜보면서 응원만 해주어도 화초는 잘 자란다고 합니다. 마치 우리가 아이를 키우는 마음처럼요.
예쁘게 분갈이를 하고나니 매일 아침 저녁으로 이녀석들에게 인사를 하게 됩니다. 앞으로 내 발자국 소리를 듣고 클 녀석들이기에 어깨가 무겁지만 마음은 뿌듯합니다.